마타도어라고 하면 흑색선전이라고 외우고 계신 분들 많으실 텐데요. 특히나 선거철이 되면 마타도어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되게 됩니다. 마타도어의 뜻 및 마타도어 유래에 대해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목차
마타도어 뜻
흑색선전 또는 마타도어(Matador)는 근거 없는 사실을 조작하여 상대방을 모략하고 혼란하게 하는 정치적 비밀 선전을 말하는데요. 흑색선전이란 용어는 정치권에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마타도어는 적국의 국민이나 군인으로 하여금 전의(戰意)를 상실하게 하거나 사기를 저하시켜 정부나 군대를 불신하게 함으로써 국민과 정부, 군대와 국민 간을 이간할 목적으로 행하는 것으로 유령 단체의 이름이나 타 정부·타 단체의 이름을 도용하고, 출처를 밝히지 않고 실시하는 비합법적인 선전입니다.
마타도어 유래
1. 투우사의 우두머리
마타도어는 투우사의 우두머리를 뜻하는 스페인어(마타도르)로 그 뜻은 흑색선전과는 먼 스페인의 ‘영웅’입니다. 스페인도 예전과는 달리 투우의 열기가 많이 식었지만 투우사는 스페인에서 영웅으로 취급을 받고 있는데요. 따라서 스페인에 가서 마타도어를 흑색선전이라고 얘기하시면 아마 무슨 말이냐고 할 것입니다.
투우는 우리의 전통인 소끼리 싸우는 소싸움과 달리 사람이 사나운 소와 싸우는 투기입니다. 이베리아 반도를 점령한 이슬람 계통 무어인들이 스페인에 전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14세기에 시작해 르네상스 시기인 16, 17세기에 인기 축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투우는 작살꾼과 말을 탄 창잡이 등 보조 투우사 5, 6명이 소의 여기저기를 찔러 피를 내는 등 광란의 지경으로 몰아넣을 즈음 객석의 함성이 시작되게 되는데요. 이때 투우사 우두머리인 마타도어가 붉은 천과 칼을 들고 나타납니다. 소는 본능적으로 붉은색을 향해 돌진하게 되고 마타도어가 천을 흔들며 아슬아슬하게 피할수록 함성은 커집니다. 그리고 마타도어는 기운이 빠진 소의 눈을 보며 단박에 심장에 칼을 박아 넣음으로써 끝을 맺습니다.
2. 카드놀이
카드놀이를 좀 아신다 하는 분들은 독일에서 성행하는 스카트(skat : 3명이 32장의 패를 가지고 노는 카드놀이)에서 으뜸 패를 뜻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3. 미사일의 이름
1958년 1월 주한미군에 의해 한국에 배치된 미사일의 이름 중 하나가 ‘마타도어’입니다. 위와 같은 투우사의 마지막 한 동작을 떠올리며 한방에 끝내겠다는 미사일의 이미지나 ‘으뜸 패’ 또는 ‘지도적 인물’의 상징성이 담겨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마타도어는 왜 우리나에서 흑색선전의 개념으로 쓰일까요?
소의 본능을 이용하는 붉은 천의 활용 기술을 ‘소를 속이는 것’으로 읽었을까요? 투우 경기는 처음부터 주연 투우사가 등장하지 않고 다른 보조 투우사나 기마 투우사들이 소를 지치게 한 뒤 나타나 소를 교묘하게 다루어 관객의 흥분을 이끌며 최후의 승리를 거머쥐게 되죠. 소의 입장에서 느닷없이 나타나 최후의 일격을 가하는 마타도르가 어떻게 보였을까요?
이것이 흑색선전이란 말로 돌려쓰게 된 이유일지 혹은 우리 사회의 왕성한 ‘음모론’이 차용한 개념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마타도어가 마타도어인 이유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쓰는 언어 중에는 원래의 뜻이 희미해진 경우가 많아 마타도어가 원래의 뜻에서 멀어져 쓰이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마타도어의 원래 뜻을 알고 있는 것과 단순히 흑색선전이라고 외우는 것은 차이가 있겠죠?
중상모략의 흑색선전을 의미하는 마타도어, 투우 경기를 마무리하는 주연 투우사를 의미하는 스페인어 마타도르에서 유래됐다는 이 말은 언제부터인가 우리 정치판에서 선거 때가 됐음을 알려주는 가장 확실한 단어가 됐습니다.
선거철이 되면 누가 보낸 것인지 알 수 없는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특정인을 흠집 내기 위한 말들로 가득 차 있고 아무 일도 없었던 후보자가 하룻밤 새 파렴치한으로 몰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출처를 밝히지도 않고 근거도 없이 선거에 나선 상대를 중상모략하는 마타도어는 정치의 후진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마타도어의 뜻 및 유래에 대해 알려드렸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마타도어와 원래의 뜻은 차이가 있는데요. 마타도어가 왜 우리나라에서 유독 흑색선전의 개념으로 쓰이는지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언어의 변용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