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에 대해 총정리해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뉴스를 보면 레고랜드 사태가 불러온 금융시장의 위기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레고랜드 사태란 무엇이고, 왜 금융시장 위기가 심각해고 있는지 쉽게 알려드릴 테니 끝까지 읽어주세요.
레고랜드 개장과 레고랜드를 만든 과정
레고랜드는 전세계에 10개밖에 없는 레고 테마파크인데요. 2022년 5월 강원도 춘천에 개장을 했습니다.
강원도는 레고랜드를 짓기 위해 강원중도개발공사(GJC)라는 회사를 만들었고요. 강원중도개발공사는 공사비를 끌어오기 위한 목적으로 아이원제일차라는 SPC(특수목적회사)를 따로 세워서 2050억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렸어요.
위 과정을 쉽게 보면 강원도 → GJC → SPC라고 이해하시면 되는데요. 강원중도개발공사는 2년 전 레고랜드를 짓기 위해 돈을 빌렸다고 말씀드렸죠?
이 과정에서 특수목적회사를 세우고, 이 회사가 2050억원 규모의 채권(자산담보 기업어음, ABCP)을 발행하는 형태였어요. 위 특수목적회사인 아이원제일차는 쉽게 말해 돈을 빌리기 위해 만든 페이퍼컴퍼니라고 보시면 됩니다.
- ABCP(Asset Backed Commercial Paper) : 자산담보 기업어음. 즉 대출채권 또는 토지와 같은 자산을 담보로하는 기업어음이라는 뜻입니다.
위 채권은 강원도가 보증을 서면서 높은 등급의 채권으로 대우를 받았어요. A1등급을 받았는데요. 금융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을 투자등급(투자적격등급)과 투기등급(투자부적격등급)으로 분류합니다.
보통 BBB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안정적인 원리금 상환 능력이 있다고 판단하여 투자등급으로 분류해요. 그리고 나머지 BB~C까지의 등급은 상대적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여겨 투기등급으로 분류합니다.
- 채권 : 빚채, 문서권, 돈 받을 권리가 적힌 증서
레고랜드 사태
돈의 흐름 : 증권사 → ABCP → 아이원제일차 → 중도개발공사 -→ 레고랜드
그런데 올해 9월 말 채권의 만기가 돌아왔지만 강원중도개발공사는 돈을 갚을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레고랜드 건설 당시 사업성 논란에 매장된 선사시대 문화재까지 발견되면서 건설이 지연됐고 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늘어났기 때문이죠.
하지만 투자자들은 보증을 섰던 강원도가 대신 빚을 갚아 줄거라고 기대했어요. 그런데 강원도는 법원에 회생 신청을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자체 예산으로 투자자들의 돈을 갚는 게 아니라, 회생 법원을 통해 자산을 팔고 그 돈으로 빚을 갚겠다는 거였죠.
그 결과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습니다. 법원의 회생절차 시간이 오래 걸리고, 투자금을 전부 다 받을수 있을지도 미지수거든요. 거의 대부분은 다 못 받아요.
따라서 사실상 보증에 실패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이 채권의 신용등급은 A1에서 C등급으로 떨어졌어요. 결국 10월 이 채권과 특수목적회사는 부도가 났고요.
당연히 채권 시장도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한 ABCP가 부도난 건 이번이 처음이거든요. 지금까지 정부가 보증을 선 채권이나 공기업 등이 발행하는 공사채는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강했죠. 누구라도 국가나 공기업은 부도가 날리 없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인 상식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지자체가 보증한 채권까지 부도가 나자 투자자들의 불안은 커졌어요. 이러다가 투자금 못 돌려받는 거 아니야? 하는 우려가 커지면서 채권투자가 뚝 끊겼습니다.
레고랜드 사태와 기업의 영향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 시장의 자금 흐름이 멈추는 일명 "돈맥경화"가 발생했습니다. 당장 한국도로공사가 발행하려고 했던 채권에는 투자금이 한 푼도 안 모였고, 은행이나 금융지주 등 우량한 회사들의 채권도 안 팔리는 상황이 발생했어요.
기업들은 자금을 융통해야 되니 이렇게 수요가 부족하면 금리를 더 올려줄 수 밖에 없습니다. 안 그래도 기준금리가 오른 상황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회사들의 부담이 커진 거죠.
레고랜드 사태로 증권사, 건설사도 비상
레고랜드 사태는 채권 뿐 아니라 금융, 건설 등 국내 경제 전체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먼저 이 채권에 투자했던 증권사들의 주가가 급락했어요.
그리고 건설회사 주가도 떨어졌습니다. 이번에 부도난 채권의 기초자산은 레고랜드 개발 사업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채권이었거든요. 부동산 개발 사업은 대부분 PF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미래의 사업성을 보고 돈을 빌려주기 때문에 리스크가 큽니다. 예전 저축은행 부실 사태도 PF대출의 영향이 컸죠.
이 사건으로 PF대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자 건설사에게 돈을 빌려주겠다는 곳이 줄어들었어요. PF대출 차환(기존 대출을 갚기 위해 새로운 대출을 받는 것)에 실패하면 건설사와 시행사의 부도위험이 커진 것은 당연하고요. 그 결과 IMF때처럼 우리나라가 다시 금융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가 된 것이죠.
레고랜드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개입
상황이 심각해지자 금융당국이 나섰습니다. 10월 23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50조 원 규모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한 것인데요.
시장에서 자체적으로 채권 매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국가주도로 채권을 매입해 자금 경색으로 인한 부도를 막겠다는 목적이에요.
우선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를 통해 회사채, 기업어음을 직접 매입하기로 했고요. 국책은행의 매입 규모도 8조 원에서 16조 원까지 늘리고, PF대출 차완 실패로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는 증권사에게 3조 원을 빌려주기로 했어요.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아직 싸늘합니다. 대규모 지원책을 발표한 직후에도 한국가스공사, 인천도시공사 등의 채권이 충분한 투자자를 구하지 못했거든요. 위와 같은 금융당국의 개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레고랜드 사태에 대해 총정리 해드렸습니다. 나름 쉽게 설명한다고 했는데 잘 이해가 되셨나요? 이번 사태는 지자체가 보증한 채권이 부도가 났다는 것이 특징인데요. 미국발 금리인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레고랜드 사태로 기업들의 자금 운영이 더욱더 힘들진 것은 사실입니다. 요즘 같은 때는 투자는 조심해야 된다는 거 다들 아시죠? 다음에도 유익한 정보로 찾아뵙겠습니다.